“북송 주민, 한국 헌법상 한국인…범죄자라도 받아들여야”

서울-목용재,고영환 moky@rfa.org
2019-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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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예인하고 있다.
8일 오후 해군이 동해상에서 북한 목선을 북측에 인계하기 위해 예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 2명을 북송한 일이 있었습니다. 한국 정부가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을 강제송환했다는 비판과 함께 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지난 7일이었죠. 한국 정부가 동해 북방한계선, NLL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북한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먼저 이와 관련된 경위부터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한국 정부는 지난 7일 북한 해상에서 어민 16명을 살해한 뒤 한국으로 넘어 온 북한 주민들을 추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는 지난 2일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7일 오후 3시 10분쯤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 관계 당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동해상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 배의 선장으로부터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이유로 그를 살해하고 이 같은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동료 선원 15명도 살해한 후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초 범행은 3명이 저질렀으며, 오징어를 팔아 자금을 마련한 뒤 자강도로 도주하려고 김책항 인근으로 이동했다가 공범 1명이 체포됐습니다. 이후 나머지 2명은 도주하기 위해 다시 해상을 통해 남쪽으로 내려 온 것으로 한국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들은 남하 과정에서 우리 해군과 조우한 뒤 이틀 간 도주했고 경고 사격 후에도 도주를 시도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어민들이 타고 온 어선에서는 중국산 ‘레노보’ 노트북, 북한산 스마트폰, 미국산

위성항법시스템(GPS) 장비, 즉 위치 추적 장치, 8기가 용량의 SD 카드, 즉 소형 저장장치 등과 마른 오징어 포대 40개, 쌀 95kg, 옥수수가루 10kg 등이 있었습니다. 북한 지역에서 한국 지역으로 넘어 온 사람들을 강제로 추방한 것은 1953년 7월 정전 이후 처음 있는 사건입니다.

목용재: 한국 정부가 밝히고 있는 북한 주민 2명에 대한 북송 근거는 무엇입니까?

고영환: 한국 정부는 지난 7일 북한으로 송환된 북한 어민 2명이 첫째,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로서 보호 대상이 아니고 둘째, 우리 사회 편입 시 한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며 셋째, 이들을 국제법상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추방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 8일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탈북민은 북한이탈주민법 상의 일정한 요건과 절차를 거친 명백한 우리 국민으로서 이번 사례, 즉 어부 2명의 송환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분명히 귀순 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 여러 가지 발언의 일관성 등 정황을 종합해 보면 순수한 귀순 과정의 의사보다는 범죄 후 도주 목적으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입장을 좀 더 들여다 보면 지난 7일 송환된 2명의 북한 주민은 정상적인 귀순 절차를 밟은 것도 아니고 귀순의사를 명백히 밝힌 것도 아닌 16명의 동료들을 살인한 범죄자라는 것입니다. 이들이 타고 온 배에서도 범행 흔적 일부가 발견됐습니다. 이들은 법적 추궁이 두려워 한국으로 피신하려 한 범죄자들이기 때문에 북한으로 송환했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목용재: 그런데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은 북한 주민 2명을 돌려보낸 한국 정부의 조치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조치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가요?

고영환: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 어민 2명을 송환한 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탈북자 단체들로 구성된 북한인권단체총연합회는 지난 12일 서울 정부청사 앞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 7일 동해상에서 나포된 북한 주민 2명을 북한으로 추방한 조치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연합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북한 주민의 북송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연합회는 한국으로의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 2명을 북한으로 추방한 것은 명백한 한국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

모임, 즉 한변도 지난 1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한변은 이번 송환 사건이 북한 주민들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불법 행위, 형사법적으로 처벌받아야 할 살인방조 행위에 해당된다고 간주하고 한국 국가 인권위원회가 북한 주민 추방에 의한 생명권 침해 등 인권 침해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대한변호사협회, 변협도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최근 정부가 북한 주민 2명을 강제 북송한 데 대해 우려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변협은 “북한 주민은 우리 헌법에 의해 대한민국 국민으로 인정되고 국가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가 있다”며 “따라서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인권이 보장돼야 하며 정치 논리나 정책적 고려 때문에 인권 문제가 소홀하게 다뤄지거나 침해돼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표적인 인권 감시 기구인 휴먼라이츠워치도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 정부의 신속한 북송 조치는 유엔 국제고문방지 협약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송환 조치가 북한 선원 2명을 ‘학대 가능성’에 노출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과 국제변호사들, 인권단체들, 인권기구들이 비판하고 있는 점은 설사 이들 2명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해도 일단 한국에서 재판을 받게 했어야 했다는 점입니다. 고문과 처형이 공공연히 자행되는 북한에 왜 이들을 보냈냐고 비판을 한 겁니다.

목용재: 중요한 건 북한 주민들의 귀순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일텐데요. 위원님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십니까?

고영환: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송환된 북한 주민 2명이 진정으로 한국에 오려고 했는지 여부입니다. 그리고 한국에 정착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는지, 귀순의사를 명확하게 밝혔는지 일겁니다. 현재까지 언론보도들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들은 북한으로 돌아가려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들이 나포 첫날 귀순 의사를 밝히는 자필 서류를 작성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이들 2명 혹은 김책항에서 내렸다는 다른 북한 어민 1명이 그 어떤 범죄를 저지른 것은 어느 정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들이 설사 범죄를 저지르고 남쪽으로 내려 오는 과정에서 일부 이상한 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일단 한국 관할권 안에 들어와 귀순 의사를 일정 수준에서라도 밝혔다면 그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은 한국 정부 차원의 또 다른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으로 돌아가면 고문당하고 처형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송환된 북한 주민 2명이 가해자라도 그들의 인권은 보장받아야 합니다. 이들은 한국에서

변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공정한 재판을 받았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죄가 있었다면 한국 감옥에서 죄를 뉘우치게 하는 과정을 거치게 하면 되는 겁니다.

목용재: 한국 정치권에서도 북한 주민 2명을 북송한 한국 정부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죠?

고영환: 한국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일 열린 회의에서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주민을 자유, 인권이 없는 무시무시한 북한 땅에 보낸 것은 헌법, 국제법, 북한이탈주민법 위반”이라며 “정보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등 관할 상임위원회 회의만으로 진실을 밝히기 부족하다면 국정조사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4일 한국 정부의 최근 북한 주민 강제송환 과정에 위헌, 즉 헌법에 위반되는 사실이 있었고 여기에 심각한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 문제를 조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 즉 상무조를 꾸렸습니다. 상무조 단장인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의 강제북송을 헌법상 용납될 수 없는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로 규정하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른미래당도 이번 북한 선원 송환사건을 낱낱이 조사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목용재: 한국 정부의 발표,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번에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 2명을 송환하는 과정은 일반적인 절차에 따른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 주민에 대한 추방 결정은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관련 규정 등이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이에 대해 보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자유한국당은 이와 관련된 국정조사를 추진할 계획인데요. 국정조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전말이 어떻게 밝혀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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