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청나라 멸망’ 중국 드라마 철저 단속”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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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권이 두려워하는 '꽃 피던 그 해 달빛'의 한 장면.
김정은 정권이 두려워하는 '꽃 피던 그 해 달빛'의 한 장면.
/중화TV 홈페이지 캡쳐

앵커: 최근 북한 당국이 북중 국경지대 도시에서 퍼지고 있는 중국 ‘청나라 멸망’을 가져온 신해혁명 관련 드라마의 유포를 막기 위해 집중 단속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109상무’로 불리는 단속반을 투입해 중국 드라마 ‘꽃 피던 그 해 달빛’의 유포와 시청 단속에 나서고 있다고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이 작품은 봉건 절대 왕조가 부패로 썩어 버리면서 멸망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인데요. 북한 주민들이 그걸 보면 청나라 말기에서 지금 북한의 ‘일족 지배’ 현실을 상기하게 되는 그런 가능성을 느끼고 (북한 당국이) 단속에 나선 게 아닌가, 이런 추정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꽃 피던 그 해 달빛’은 청나라 말기 절대 왕조의 부정부패가 극에 달하자, 신해혁명이 일어나 청나라가 망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74부작 인기 드라마로, 2017년 8월부터 중국에서 방영됐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외형상으로는 국영 비디오 회사인 목란 비디오가 판매하는 공인된 작품이 아니라 한글(조선어) 자막이 달린 불법 유통물이기 때문에 단속한다는 구실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중국 드라마의 내용이 정권에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집중 단속에 나선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 일상적으로 노동 동원도 되고 있고, 또 착취와 탈취 등도 현실적으로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사람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중국 드라마에 대한 ‘일급 단속’이라고 말할 수 있을 건데요, 일급 단속에 나선 것은 북한 당국 자체가 지금 일반 주민들의 불만에 대해서 잘 알고,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부패 정권에 저항해 혁명을 일으킨 ‘꽃 피던 그 해 달빛’ 속 중국의 상황과 북한 노동당 정권 하에서 보안성 등 권력기관의 부패를 일상처럼 보고 느끼는 자신들의 현실을 연계시킬까 북한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중국 드라마를 시청하다 발각되더라도 뇌물을 주면 눈감아 주던 북한 당국이 유독 ‘꽃 피던 그 해 달빛’에 대해서는 한국 드라마 수준의 강도 높은 단속을 하고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말했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다 적발되면 1년 미만의 단기 강제노동, 판매 유통할 경우 2년~3년 정도 교화형 즉 징역형에 처하는 게 일반적인데, ‘꽃 피던 그 해 달빛’의 경우도 비슷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정권이 북한의 사회·경제·정치적 개혁이나 개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외부 정보를 이전보다 더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홍콩의 범죄자를 중국 대륙으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홍콩 범죄인 인도법’에 반대하며 걷잡을 수 없이 격화되고 있는 홍콩 시위로 인해 중국에서의 정보에 북한 당국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같다고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지적했습니다. (The regime fears any information that might give the people of North Korea ideas about social, economic or political reform or openness. Given the protests in Hong Kong, the North Korean regime will be even more afraid of information coming from China.)

또한 대북 정보 유입과 북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 등을 위해 활동하는 민간단체 ‘노체인’의 정광일 대표도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의 극심한 경제난으로 북한 관리들이 부패하면서, 외부 정보를 통한 북한 주민의 의식 변화가 이전만큼 어렵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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