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안보리의 북한인권 논의 의미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201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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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다수가 지난 17일 열린 회의에서 북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북한정권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마이클 커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장은 북한의 반인도 범죄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하면서 북한정권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북한 인권문제가 그동안 유엔 인권이사회나 유엔총회 차원에서 논의된 후 규탄결의안을 채택하는 것으로 끝났으나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안보리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그동안 작성한 ‘북한인권보고서’를 유엔 공식문서로 등재했는데, 이는 북한 인권문제가 안보리 공식 논의사항으로 분류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붕괴를 노린 ‘반북·인권 소동’을 벌인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기 위해서는 안보리 결의가 필요합니다. 5개 상임 이사국 전체의 동의를 포함해 15개 안보리 회원국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있을 때 효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날 회의는 안보리 회원국 15개국 중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13개국이 참여해 북한 인권조사위원회의 권고안을 논의했는데, 7개국은 권고안 이행에 찬성을 표시했고 2개국은 추가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나머지 2개국은 입장을 유보했습니다. 결국 13개국 중 명백히 반대한 나라는 하나도 없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회원국 대부분이 북한 인권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유엔 북한 대표부측이 사전에 안보리 회원국들에 일일이 연락해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얘기했으나 이날 2개국을 제외한 모든 회원국이 다 참석했습니다.

이것은 북한정권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탄압을 막아야 한다는 국제여론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이에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권고안의 통과는 어려워 보입니다. 그것은 인권문제에 관해 중국과 북한이 유유상종 관계에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정부는 그동안 반체제인사 체포 및 고문, 교도소 재소자 고문, 표현의 자유 제한, 소수 민족의 권리 박탈 등 인권 유린행위를 자행해 왔습니다. 그리하여 유엔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로부터 인권개선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북한인권 탄압 인정은 곧 자기들의 인권유린인정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우려한 중국이 계속 북한을 비호할 경우 세계 주요국가(G-2)로 부상하는데 도덕적 손상을 크게 입을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영국 등 4개 연합국은 나치 독일의 고위간부들을 반인륜범죄 등 죄목으로 기소해 ‘뉘른베르크’ 재판을 통해 처벌했습니다. 독일도 통일 후 구 동독 공산정권 당시 반 법치적, 인권탄압을 자행한 호네커 서기장 등 정치국원들을 재판에 회부해 죄과를 물었습니다. 북한정권이 이러한 역사적 조류를 비켜가지는 못할 것입니다. 특히 북한 인권유린 책임자 처벌의 최우선 대상으로 김정은에 이어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제1부부장 조연준 등 4명의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정권에 대한 제재의 목소리는 계속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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