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대] 북한은 이란 핵협상을 본받아야

송영대∙ 평화문제연구소 상임고문
2014-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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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남북관계 개선을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최근 6자회담 재개 지지입장을 밝히는 등 위장 평화공세를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는 지난 29일, 북경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6자회담 재개를 지지한다. 우리가 6자회담이라는 쪽배에 먼저 타고 자리를 잡았으니 나머지 참가국들이 빨리 타서 이 쪽배가 출항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남조선이 외세와 야합해서 동족을 겨냥하고 침략전쟁을 연습하는 키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 연습을 중단하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동안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온 북한이 갑자기 6자회담 호응 의사를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유화적 제스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주변국과 남한 등 국제사회가 바라고 있는 중대 현안으로서 이를 위해서는 6자회담이라는 외교적 수단을 통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하여 10년 가까이 추진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포기를 약속한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을 위반하고 비밀리에 핵을 개발한 후 3차 핵실험까지 감행했습니다.

심지어 김정은 정권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과 경제건설 병진로선을 추구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돼 왔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은 북한의 핵포기를 위한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를 종용해 왔습니다. 그러자 장성택 처형사건 후 소원해진 북-중 관계를 회복시킬 목적으로 북한이 6자회담 재개 지지를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6자회담 참가국인 남한과 미국, 일본 등은 냉담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것은 북한이 핵과 경제건설 병진로선을 추구하는 상황에서 6자회담을 열어 보았자 아무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영변 핵단지에 있는 우라늄 농축시설의 규모를 확충하고 있고 그동안 폐쇄했던 플루토늄 원자로도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미국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2012년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했던 동창리 발사장 개량작업마저 추진하고 있는 것은 핵미사일 개발 포기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표리부동한 이중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다 6자회담 재개시 논의 주제를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아닌 미국과의 핵군축 협상으로 회담을 변질시키려는 의도마저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먼저 보이지 않는 한 남한, 미국, 일본의 회담 참여는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생존하려면 이란 핵협상을 배워야 합니다.

이란도 북한과 마찬가지로 1950년대부터 핵개발을 추진하다가 국제적 경제제재에 봉착하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 등 6개국과 핵폐기 협상을 그동안 벌여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협상이 타결돼 이란은 핵무기 개발의 중단 대가로 국제적 경제제재가 완화되었고 그로인해 향후, 6개월간 61억 달러의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종적인 핵포기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란은 30년 넘게 적대해온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친밀한 관계를 회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북한은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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