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북한발 미사일 경쟁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19-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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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8월 2일 미국이 중거리핵폐기조약(INFT)에서 탈퇴하면서부터 예고된 것이었는데 INF 조약은 1987년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과 소련의 고르바쵸프 서기장이 서명한 것으로서 사거리 500~5,500km인 지상발사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한 조약입니다. 이 조약에 따라 1991년까지 미국과 소련은 유럽에 배치된 중거리 미사일을 포함하여 도합 2,692기의 미사일들을 폐기했습니다.

그런데, 2018년 10월부터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INF 조약 탈퇴를 경고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러시아가 조약을 위배하여 중거리에 해당하는 미사일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미국은 이 미사일이 실제로는 사거리가 이보다 더 길어서 INF조약에 위배된다고 의심해왔습니다. 또한, 미국은 조약 서명국이 아닌 중국이 아무런 제약없이 핵무기 증강을 계속하고 있고 이란과 북한도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어서 미국 혼자 이 조약을 준수할 경우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2019년 8월 2일부로 이 조약에서 탈퇴했습니다. 그리고는 보름 후인 8월 18일 캘리포니아주 산니콜라스섬에서 지상발사 순항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그러자 23일에는 이란이 신형 미사일 1발을 시험 발사했고 그 다음날인 24일에는 북한이 방사포를 시험발사하고 러시아도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시녜바'와 '불라바'를 시험 발사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INF 조약 폐기와 함께 새로운 미사일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데, 북한도 INF 조약 폐기와 미사일 경쟁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시험발사에 관한 한 북한의 기록을 따라잡을 나라가 없습니다. 북한은 2017년에 무려 18차례나 미사일을 쏘았고 2018년에는 미국에게 대화를 제의하는 등 평화공세를 펼치면서 미사일 발사를 중단했지만, 2019년에 들어와서는 또 다시 연달아 미사일을 쏘고 있습니다. 2019년에는 지금까지 아홉 차례나 미사일 또는 방사포를 쏘았는데 북한은 이렇게 연거푸 시험발사를 하면서 4가지의 신무기를 선보였는데, KN-23, 신형 탄도미사일, 400mm급 대구경 조종 방사포, 500mm급 초대형 방사포 등입니다.

8월 24일 함경남도 선덕 일대에서 동해 상으로 발사된 초대형 방사포는 최고 고도 97㎞, 비행거리 380㎞, 최고 속도 마하 6.5 등을 기록했는데, 남한 전역을 위협하는 사거리를 가진 500mm급 방사포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발사 후 “세계적인 최강의 우리식 초대형 방사포이며 세상에 없는 또 하나의 주체 병기”라고 자랑을 늘어 놓았습니다. 이런 무기들은 북한이 오래전부터 제작해온 것으로 보이는데, 한 마디로 2018년 평화공세를 펴고 미국에게 대화를 제안해 놓은 상태에서도 뒤로는 신형 공격무기들을 만드는데 골몰했던 것이 틀림이 없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도발적인 미사일 발사가 이 지역에 새로운 미사일 경쟁을 불러 일으킬 것은 불보듯 뻔한 일입니다. 우선, 미국이 INF조약 폐기 이후 새로운 중거리 미사일들을 개발하여 아시아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놓은 상태이며, 일본도 조만간 북한미사일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군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입니다. 국방부가 8월 14일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에는 2기의 그린파인급 조기경보레이더 도입, 3척의 신형 이지스 구축함 건조, 2023년까지 군 정찰위성 5기 전력화 등의 계획이 포함되었으며, 이와 함께 기존의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중거리 지대공미사일 철매-Ⅱ를 성능 개량하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을 개발 배치해 하층·중층 복합 요격체계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또한, 대포병탐지레이더-II, 230mm 다연장로켓, 전술 지대지 유도무기 등을 전력화해 북한의 방사포와 장사정포를 타격하는 대화력전 수행능력도 보강할 계획입니다.  멀리 보면,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인 북한이 핵을 개발하고 미사일 경쟁을 불러 일으키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참으로 난해하고 무모한 일입니다. 미국으로 하여금 본격적으로 대응하게 만드는 것이나 북한보다 경제력이 45배가 큰 한국과 130배가 큰 일본을 계속 자극하여 대응책을 강구하도록 만드는 것이 과연 북한이 뒷감당을 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를 일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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